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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의 시선] 거짓에 관한 진실 2021-05-19 17:27:35
2019년 봄, 초대장이 왔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달라는 거였다. 발신인은 국가보훈처장 피우진이었다. 내 모친이 항일독립투사인 내 외조부의 첫째 자식이고, 나는 내 모친의 첫째 자식이다. 나는 4월 11일 그 기념식장에 가지 않았다. 뭐든지 오용하고 악용하는 정치인들이 싫어서였다. 역사가...
[이응준의 시선] '개와 늑대의 시간'에 관한 진실 2021-04-21 17:25:33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 속담이다. 황혼녘 저기 보이는 실루엣이 개인지 늑대인지 아리송한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이를 ‘선거’로 해석한 정치학자도 있었다. 권력을 잡기 전에는 개인지 늑대인지 잘 드러나지 않는 정치인들의 생태를 비유한 것이다. ‘정치’란 몰입하자니 인생이 아깝고,...
[부고] 정상숙 씨 별세 外 2021-04-02 17:08:58
전무·대호·덕호씨 부친상, 이응준 시스코코리아 부사장 장인상=1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3일 오전 031-787-1500 ▶남춘녀씨 별세, 홍승구 흥사단 시민사회연구소장 장모상=2일 분당차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31-780-6160 ▶안은용씨 별세,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장모상, 박상현·상림·상완·순옥·은옥씨 모친상=1일...
[이응준의 시선] 참을 수 없는 민주주의의 괴로움 2021-03-17 17:47:20
‘이 나라’에서 꾸준히 팔리는 게 믿기지 않는 책이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1988년 한국어 초역 이후 읽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데 그런데도 이 사회가 날이 갈수록 이 지경인 게 더 신기한 소설. 그들은 대체 무엇을 읽은 것일까? 하긴 부동산 투기의 달인이면서 사회주의자인 척하는...
[이응준의 시선] '조선'으로부터 독립을 2021-02-17 17:23:46
1960년 11월, 잡지 《새벽》에는 ‘광장’이라는 소설이 실렸다. 스물다섯 살 최인훈은 ‘작가의 말’에서, “아시아적 전제의 의자를 타고 앉아서 민중에겐 서구적 자유의 풍문만 들려줄 뿐 그 자유를 ‘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구정권하에서라면 이런 소재가 아무리 구미에 당기더라도 감히 다루지 못하리라는 걸...
[이응준의 시선] 그래도 해야 하는 약속 2021-01-20 17:49:58
제대로 된 편지를 써본 지가 까마득하다. 사람과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게 아니라 ‘신호’를 주고받는 세상이 돼 버린 탓일까. 오가는 새해 덕담마저 혼잣말 같은 요즘에는 ‘편지’라는 ‘인간의 형식’이 폐기처분된 듯하다. 내게 독일소설을 가르쳐주신 교수님은 소설가셨다. 한 시절 지독한 비관에 빠져...
[이응준의 시선] 어느 오목눈이새의 망명 2020-12-23 18:01:01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사람들이 말한다. 그 나무는 죽은 나무라고. 하지만 ‘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 나무는 죽은 나무가 아니라고. 그 밤, 꿈속에서 나는 하늘 높이 가지를 펴며 자라가는 그 나무를 본다. 잠에서 깬 나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 다시 말한다. 그 나무는 죽은 나무가 아니라고. 시인 천상병의 시...
[이응준의 시선] 괴물이 되지 않으려는 안간힘 2020-11-18 17:40:15
10년 전 한 영화제작자가 췌장암으로 숨을 거뒀다. 이른 나이에 독신이었다. 그 상가에서 나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있는 사내 옆에서 술을 마셨다. 고인과 우리 셋은 친구였다. 남은 인생, 세상의 요구대로가 아니라 자신의 판단에 따라서 살다가 죽겠노라 다짐하는 그를 나는 물끄러미 보았다. 벗의 허망한 죽음 앞에서...
[이응준의 시선] 조용한 사람들이 다 안다 2020-10-21 17:44:59
나라의 만사가 ‘쇼’에 지배당하고 있다는 사실 앞에서 개인은 무력하다. 한 평범한 친구는 “세상 모두가 가짜들이 꾸며낸 거짓에 휘둘리는 것 같지만, 다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조언한다. 그게 누구냐고 묻는 내게 이렇게 답하면서. “조용한 사람들.” 구약성서 창세기 18장과 19장에 있는 ‘소돔과 고모라의...
[이응준의 시선] 말은 가짜고 노래는 진짜다 2020-09-16 18:06:10
자살하려는 순간, 바닥에 떨어져 있던 자신의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어느 가수의 노래 때문에 죽음을 떨쳐낼 수 있었다는 누군가의 고백은 우리에게 ‘화두’를 준다. 노래는 놀라운 힘을 지녔다. 나도 노래에 위로받아 삶의 어둠에서 마술처럼 벗어난 경험이 있다. 미국 작가 커트 보니것은 2차 세계대전 참전 중...